이제 막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하던 아이가 프리스쿨을 가려고 준비할 때마다 하던 말이 있었다.
“빨리 빨리”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얼마나 이 말을 많이 했으면 아이가 무슨 노래를 부르듯, 주문을 외우듯, 옷을 입으면서도, 신발을 신으면서도 “빨리 빨리”라고 했을까…
성격이 급하고 뭐든 빨리 빨리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 엄마가 봤을 때, 아이는 늘 너무 느리고 답답하기만 했다. 아마도 그동안 아이가 크면서 엄마와 부딪힌 수많은 이유 중에 이런 이유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늘 천천히 준비하는 것처럼 보였던 아이가 지각을 한 적도 없고, 느리게 준비해서 중요한 일정을 그르친 적도 없었다. 그런데 왜 키우는 내내 나는 우리 아이가 느리게만 느껴졌을까…
어느날, 아이를 혼내면서 막 다그친 적이 있었는데, 물어보는 말에 빨리 빨리 대답도 안하고, 눈에 눈물만 그렁그렁한 모습을 보니 답답한 마음에 더 혼을 내면서 화를 낸 적이 있었다. 그 때 아이가 한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아마도 그 이후로 아이를 기다려주게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엄마, 잠깐만 기다려줘. 나는 지금 대답을 안하는게 아니라 어떤 대답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고 있는거야”
아이의 속도를 기다려주지 못한… 그냥 아이의 속도와 엄마의 속도가 너무 달랐을 뿐이었다는 걸 그때서야 깨달은 한심한 엄마였던 것이다. 그 이후로 내 속도를 늦추고 아이를 기다려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다. 성격이 급하고, 나만의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아이에게 기대하고는 아이가 느리고 답답하다고 생각했던 그 때의 나를 많이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엄마도 ‘엄마 메뉴얼’이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많다. 그래서 엄마가 처음인 엄마들이 보고 메뉴얼대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도 내가 만들어간 나만의 엄마 메뉴얼에 추가된 항목 중 하나는 ‘아이와 엄마의 속도를 맞추자’ 이다. 나 혼자 모터달고 달려가지 말고 뒤에서 천천히 주변의 하늘과 자연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오는 아이와 속도를 맞추어 맞추어 가는 엄마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이라도 너무 늦지 않았기를…
편집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