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최근 수천 명의 국제 유학생 비자를 예고 없이 취소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학계와 이민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NPR과 Politico, Axios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범죄 기록이 전혀 없는 유학생들에게까지 적용되었으며, 적법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행해졌다는 점에서 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안보부(DHS)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025년 3월부터 학생 및 교환방문자 정보 시스템(SEVIS)에서 약 4,700명의 유학생 기록을 일괄 삭제했다. 이로 인해 당사자들은 자신의 비자가 무효화된 사실을 입국 거부나 체류지 학교로부터의 통보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되었고, 일부는 학업 중단 또는 자진 출국을 강요받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이번 비자 취소는 대부분 경미한 교통 위반이나 이미 기각된 혐의, 또는 아예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는 학생들에게까지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당국은 FBI의 범죄 데이터베이스(NCIC)를 통해 학생들의 지문 정보를 확인하고, 해당 DB에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단순 ‘데이터 매칭’만으로도 비자가 취소된 사례가 다수 발생하면서, 신원 오인 가능성과 절차적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100건 이상의 소송이 제기되었으며, 23개 주 연방법원에서 정부의 조치에 대해 효력 정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 법무부는 일부 학생들의 SEVIS 기록을 복원하고, 향후 비자 취소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 안보 또는 외교 목적에 위배된다고 판단되는 사례에 대해서는 비자 취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대학 사회의 반응도 거세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는 12명의 유학생 비자가 동시에 취소되었으나, 학교 측의 항의와 법적 대응으로 비자가 복원되었다. UC 버클리의 한 중국인 대학원생은 ICE의 자의적인 조치에 대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콜럼비아 대학교의 팔레스타인계 학생 모센 마드하위는 시민권 인터뷰 중 체포되었다가 법원의 석방 명령을 받고 풀려났다. 해당 학생의 경우, 정치적 발언이 체포 사유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학문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국제 유학생들의 법적 안정성과 학업 지속 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비자 취소 기준이 불분명하고 예측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미국 대학의 국제 경쟁력과 다양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AP, STEM 등 고급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던 다수의 유학생들이 이번 조치로 학위 취득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법원의 개입으로 일부 학생들의 지위는 복원되고 있으나, 전체적인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국제 유학생들이 미국 내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투명성 확보와 함께 대학과 사회 전반의 제도적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